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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URUS ARCHIVE

2026.10INSIGHT 03

목표는 언제 조직을 망가뜨리는가

Organization / Direction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가 성과를 올린다는 것은 수백 건의 연구가 확인한 사실입니다. 다만 2009년 한 논문은 목표를 처방약에 비유했습니다. 효과가 분명한 약일수록 용량과 부작용을 함께 적어야 하는데, 목표에는 그 설명서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10월이 되면 내년 목표를 세우는 회의가 시작됩니다. 올해 숫자를 점검하고, 대개 그보다 높은 숫자를 적습니다. 목표가 없는 조직보다 있는 조직이 낫다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그 믿음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에드윈 로크와 게리 레이섬은 35년에 걸친 연구를 2002년 「미국심리학회지」에 정리하면서,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가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보다 일관되게 높은 성과를 낸다고 밝혔습니다. 수백 건의 실험이 같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습니다. 이 결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목표는 거의 모든 조직의 기본 설정이 됐고, 부작용을 따져보는 일은 뒤로 밀렸습니다.

2009년 「경영학회 퍼스펙티브」에 실린 「목표가 날뛸 때」는 그 공백을 겨냥한 논문입니다. 리사 오르도녜스와 세 명의 공저자는 목표 설정을 처방약에 비유했습니다. 효과가 입증된 약일수록 용량과 금기, 부작용을 함께 적어야 하는데 목표에는 그 설명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효과가 분명한 처방일수록, 부작용을 함께 적어야 합니다.

이들이 정리한 부작용은 몇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범위입니다. 목표가 걸린 영역에 자원과 관심이 쏠리는 만큼, 목표가 걸리지 않은 영역은 조용히 방치됩니다. 스티븐 커가 1975년에 쓴 「A를 보상하면서 B를 기대하는 어리석음」이 같은 이야기를 이미 했습니다.

둘째는 기간입니다. 분기나 연 단위로 끊은 목표는 그 기간 안에 끝나는 일을 우대합니다. 성과가 2~3년 뒤에 나오는 일은 매번 다음으로 밀립니다. 아무도 그 일을 반대하지 않는데도 그렇습니다.

셋째는 윤리입니다. 숫자가 보상과 직접 묶이면, 숫자를 만드는 것보다 숫자를 맞추는 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지점이 생깁니다. 논문은 1990년대 초 시어스의 자동차 정비 사업부를 예로 듭니다. 정비사에게 시간당 매출 할당을 걸자 불필요한 수리가 늘었고, 회사는 결국 할당제를 거둬들였습니다.

같은 논문이 드는 또 하나의 사례가 포드 핀토입니다. 무게 2,000파운드 이하, 가격 2,000달러 이하라는 목표가 개발 일정을 압축했고, 그 과정에서 연료탱크 설계 검토가 뒤로 밀렸습니다. 목표 자체는 명확했고, 명확했기 때문에 다른 것을 밀어냈습니다.

로크와 레이섬은 같은 지면에서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부작용의 원인은 목표가 아니라 잘못 설계된 목표와 보상 체계라는 것이었습니다. 학술적으로는 양쪽 다 맞는 말인데, 실무에서는 그 구분이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목표는 거의 언제나 보상과 함께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직을 볼 때 목표 문서를 먼저 읽지 않습니다. 목표는 대개 잘 쓰여 있습니다. 대신 그 목표가 무엇을 가렸는지를 봅니다. 올해 아무도 보고하지 않은 영역이 어디인지, 작년에 중요하다고 적어두고 올해 지표에서 빠진 항목이 무엇인지를 찾습니다.

목표를 세우는 자리에서 가장 적게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 우리가 포기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내년 숫자를 적기 전인 10월은 그 질문을 꺼내기에 늦지 않은 때입니다.

References

  • Edwin A. Locke & Gary P. Latham, 「Building a Practically Useful Theory of Goal Setting and Task Motivation: A 35-Year Odyssey」, American Psychologist 57(9), 705–717 (2002)
  • Lisa D. Ordóñez, Maurice E. Schweitzer, Adam D. Galinsky & Max H. Bazerman, 「Goals Gone Wild: The Systematic Side Effects of Overprescribing Goal Setting」, Academy of Management Perspectives 23(1), 6–16 (2009)
  • Edwin A. Locke & Gary P. Latham, 「Has Goal Setting Gone Wild, or Have Its Attackers Abandoned Good Scholarship?」, Academy of Management Perspectives 23(1), 17–23 (2009)
  • Steven Kerr, 「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18(4), 769–783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