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왜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가

회고를 돌리고 프로세스를 더해도 같은 일이 또 일어납니다. 크리스 아지리스는 이것을 단일 순환 학습이라고 불렀습니다. 행동만 고치고 그 행동을 만든 전제는 건드리지 않는 상태입니다. 세 조직의 사례를 따라가며 무엇을 건드려야 반복이 끊기는지 살펴봅니다.
어느 조직에나 회고가 있습니다. 문제가 터지면 원인을 적고, 재발 방지책을 정하고, 프로세스를 하나 더합니다. 그런데도 반년쯤 지나면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납니다. 이번에는 담당자가 다르고 이름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크리스 아지리스는 이 상태를 단일 순환 학습이라고 불렀습니다. 기대한 결과와 실제 결과 사이의 간격을 발견하면 행동을 고쳐 그 간격을 메웁니다. 다만 그 행동을 만들어낸 전제, 즉 무엇을 옳다고 보고 무엇을 말할 수 없다고 여기는지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고리가 한 겹만 도는 셈입니다.
행동을 고치는 일과 그 행동을 만든 전제를 고치는 일은 다른 작업입니다.
아지리스가 흥미롭게 본 것은 이 문제가 능력이 부족한 조직에서 더 심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199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똑똑한 사람들에게 배우는 법을 가르치기」에서 그는 컨설턴트처럼 실패를 겪어본 적이 드문 전문가일수록 오히려 학습에 취약하다고 썼습니다. 늘 성공해온 사람은 자기 행동을 되짚어보라는 요구를 받는 순간 방어적 추론으로 돌아섭니다.
그는 이 방어를 두 가지 행동 모델로 정리했습니다. 모델 I은 상황을 혼자 통제하고, 이겨야 하고, 부정적 감정을 눌러야 한다고 전제합니다. 이 모델 아래에서는 진실을 검증하는 것보다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우선이 되고, 사람들은 상대가 듣고 싶어 할 말을 합니다. 아지리스는 이 상태가 개인과 조직을 현실에서 떼어놓는다고 봤습니다.
모델 II는 반대편에 있습니다. 타당한 정보를 공유하고, 선택을 열어두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각자 집니다. 이중 순환 학습은 모델 II 위에서만 작동합니다.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낸 규칙과 보상, 암묵적인 합의를 함께 보기 때문입니다.

피터 셍게는 같은 현상을 시스템 원형으로 그렸습니다. 「고치면 되돌아온다」 원형에서 증상을 빠르게 덮는 대응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내지만, 시간이 지난 뒤 원래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되먹임을 만듭니다. 대응이 빠를수록 구조를 볼 시간이 사라집니다.
우리가 함께 일한 세 조직에서도 같은 형태가 보였습니다. 반복되는 문제는 대개 사람의 부주의보다 구조의 산물이었습니다. 세 곳 모두 회의에서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는 전제가 하나씩 있었습니다.
한 곳에서는 일정이 밀리는 이유를 말하면 팀의 역량을 의심받는다고 여겼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상급자의 판단에 이견을 붙이는 자리가 아예 없었습니다. 세 번째 조직에서는 이미 내려진 결정을 다시 여는 것이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읽혔습니다.
그 전제를 말할 수 있게 되자 바뀐 것은 대응이 아니라 설계였습니다. 회고에 올라오는 항목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누가 무엇을 놓쳤는지가 적혔다면, 이후에는 어떤 조건이 그 판단을 만들었는지가 적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복을 진단할 때 사건을 먼저 세지 않습니다. 무엇이 반복되는지보다 무엇을 아직 말할 수 없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아지리스의 표현을 빌리면, 고쳐야 할 것은 행동이 아니라 그 행동을 정당화하는 논리입니다.
References
- Chris Argyris, 「Teaching Smart People How to Learn」, Harvard Business Review, 1991년 5–6월호
- Chris Argyris & Donald A. Schön, 『Organizational Learning II: Theory, Method, and Practice』 (Addison-Wesley, 1996)
- Peter M. Senge, 『The Fifth Discipline』 (Doubleday, 1990) — 시스템 원형 「Fixes that F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