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직관은 언제 믿을 만한가

카너먼과 클라인은 오래 다투다가 한 가지에 합의했습니다. 직관이 통하려면 환경에 일정한 규칙이 있어야 하고, 피드백이 빠르고 분명해야 한다는 것. 결정이 자주 흔들리는 조직은 대개 이 두 조건이 먼저 무너져 있습니다.
대니얼 카너먼과 게리 클라인은 오래 다른 편에 서 있었습니다. 한쪽은 직관이 체계적으로 어긋나는 방식을 연구했고, 다른 한쪽은 소방관과 간호사가 순간에 내리는 판단이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를 연구했습니다.
두 사람은 몇 해에 걸쳐 이 차이를 좁혀 보기로 하고, 2009년 「미국심리학회지」 64권 6호에 함께 논문을 냈습니다. 제목이 이미 결론을 담고 있습니다. 「직관적 전문성의 조건: 합의에 실패하기」. 둘은 서로를 설득하지 못했지만, 직관이 언제 믿을 만한지에 대해서는 같은 답에 도달했습니다.
조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환경에 규칙성이 있을 것, 그리고 피드백이 빠르고 분명할 것.
첫 번째는 환경의 타당성입니다. 판단의 단서가 실제 결과와 안정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체스판이나 화재 현장에는 이런 규칙성이 있습니다. 같은 신호가 대체로 같은 것을 뜻합니다.
두 번째는 학습 기회입니다. 그 규칙을 몸에 익히려면 결과가 빠르고 모호하지 않게 돌아와야 합니다. 수천 번의 시행과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어야 단서와 결과의 연결이 신경계에 새겨집니다.
두 사람이 든 대조 사례가 분명합니다. 소방관과 마취과 의사의 직관은 신뢰할 만합니다. 반면 장기 주식 선별이나 정치 예측에서의 직관은 경력이 아무리 길어도 정확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차이는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환경의 구조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따라옵니다. 두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도 확신은 자랍니다. 경험은 쌓이고 이야기는 정교해지지만 정확도는 그대로입니다. 카너먼은 이것을 주관적 확신과 실제 타당성의 분리라고 불렀습니다.
조직에 옮겨 놓으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이 리더의 판단을 믿어도 되는가가 아니라, 이 리더가 판단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이었는가가 됩니다.
결정이 자주 흔들리는 조직에서 우리는 리더의 판단력부터 보지 않습니다. 시장이 바뀌어 규칙이 흐려졌는지, 결과가 돌아오는 데 몇 분기가 걸리는지, 돌아온 결과가 무엇 때문인지 아무도 정리하지 않는지를 봅니다.
세 번째 항목이 특히 자주 걸립니다. 많은 조직이 결과는 기록하지만 그 결과가 어떤 판단에서 나왔는지는 기록하지 않습니다. 판단과 결과가 분리되어 저장되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학습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단의 한 항목으로 의사결정 기록의 형태를 봅니다. 무엇을 예상했고 왜 그렇게 예상했는지가 결정 시점에 남아 있는지. 이것이 남아 있는 조직에서만 경험이 직관으로 바뀝니다.
References
- Daniel Kahneman & Gary Klein, 「Conditions for Intuitive Expertise: A Failure to Disagree」, American Psychologist 64(6), 515–526 (2009)
- Gary Klein, 『Sources of Power: How People Make Decisions』 (MIT Press, 1998)
- Daniel Kahneman, 『Thinking, Fast and Slow』 (Farrar, Straus and Giroux,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