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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URUS ARCHIVE

2026.06REPORT 01

조직도와 실제로 일이 흐르는 길

Organization / Research

조직도는 보고 라인을 보여줄 뿐, 일이 실제로 지나는 길은 따로 있습니다. 조직 네트워크 분석으로 두 지도를 겹쳐 놓으면 병목과 숨은 허브가 같은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열두 달 동안의 관찰을 정리했습니다.

조직도는 보고 라인을 보여줍니다. 누가 누구에게 보고하고 어떤 팀이 어디에 속하는지가 한 장에 정리됩니다. 다만 일이 실제로 지나는 길은 그 선을 잘 따르지 않습니다.

조직 네트워크 분석은 이 두 번째 지도를 그립니다. 누가 누구에게 묻고, 정보가 어디서 멈추고, 결정이 어떤 경로로 굳는지를 관계 데이터로 봅니다. 조직도가 설계도라면 이쪽은 실측도에 가깝습니다.

두 지도를 겹쳐 놓으면 병목과 숨은 허브가 같은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방법 자체는 단순합니다. 구성원에게 업무를 진행할 때 누구에게 정보를 얻는지, 누구와 의논하는지, 누구의 승인이 필요한지를 묻고 그 응답을 연결망으로 그립니다. 롭 크로스와 앤드루 파커는 2004년 저서에서 이렇게 그린 지도가 조직도와 얼마나 자주 어긋나는지 보고했습니다.

반복해서 나타나는 형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병목입니다. 직급이 높지 않은데도 유난히 많은 질문이 모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조직 입장에서는 유능한 직원이지만, 네트워크 입장에서는 단일 장애점입니다. 그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여러 흐름이 동시에 멈춥니다.

둘째는 끊어진 연결입니다. 조직도상 인접한 두 팀이 실제로는 거의 이어지지 않습니다. 협업이 필요하다고 문서에 적혀 있지만 오가는 질문이 없습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같은 일을 두 번 하거나, 서로 다른 전제로 같은 목표를 향합니다.

셋째는 주변부입니다. 어떤 구성원은 조직도상 팀 한가운데 있지만 실제 연결망에서는 가장자리에 머뭅니다. 이 간극은 본인의 성과보다 먼저 나타나고, 대체로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열두 달 동안 여러 조직에서 두 지도를 나란히 놓아 보면 이 세 가지가 거의 늘 함께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병목과 끊어진 연결은 서로 멀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에게 흐름이 몰리는 이유가 대개 옆의 연결이 끊겨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도 분명합니다. 관계 데이터는 사람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누가 누구와 이야기하는지를 조직이 들여다보는 순간, 그 사실 자체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꿉니다. 우리는 이 분석을 개인 평가에 쓰지 않고, 응답은 집계 수준에서만 다루며, 무엇을 묻고 무엇을 남기는지를 조사 전에 공개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도를 그렸다는 사실이 아니라 무엇을 바꿀지입니다. 허브에 몰린 부담을 덜지, 끊긴 연결을 이을지, 아니면 조직도를 실제 흐름에 맞출지. 관찰은 여기까지 데려다줄 뿐이고, 선택은 그다음 자리에서 이뤄집니다.

References

  • Rob Cross & Andrew Parker, 『The Hidden Power of Social Networks』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4)
  • ARCTURUS INSTITUTE, 12개월 현장 관찰 기록 (2025–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