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꺼낼 수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

구글이 180개 팀을 2년간 들여다본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 역량의 총합으로는 성과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갈린 것은 서로에게 말을 꺼낼 수 있는가였고, 이는 에이미 에드먼드슨이 1999년에 정리한 심리적 안전과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좋은 사람을 모으면 좋은 팀이 된다는 가정은 오래 버텼습니다. 구글은 이 가정을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하고 2012년부터 2년간 사내 180개 팀을 250여 개 항목으로 들여다봤습니다.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결과는 가정을 비껴갔습니다. 구성원의 개인 특성을 어떻게 조합해도 팀 성과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성과를 가른 것은 사람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 팀에 자리 잡은 규범이었습니다. 다섯 가지 요인이 추려졌고, 그중 압도적으로 큰 것이 심리적 안전이었습니다.
팀을 가르는 것은 역량의 총합이 아니라, 말을 꺼낼 수 있는가였습니다.
심리적 안전은 에이미 에드먼드슨이 1999년 「행정과학계간」 44권 2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정리한 개념입니다. 한 제조기업의 작업팀 51개를 대상으로 한 다중방법 현장연구였습니다. 그는 이것을 대인 관계상의 위험을 감수해도 안전하다고 팀이 공유하는 믿음으로 정의했습니다.
에드먼드슨은 팀 효능감과 심리적 안전을 함께 모형에 넣었습니다. 결과는 갈렸습니다. 심리적 안전을 통제하면 팀 효능감은 학습 행동을 설명하지 못했고, 심리적 안전만 학습 행동과 연결됐습니다. 그리고 그 학습 행동이 심리적 안전과 팀 성과 사이를 매개했습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심리적 안전이 곧바로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이 학습 행동을 가능하게 하고 그 학습이 성과로 이어집니다. 편안한 팀이 되는 조건이 아니라 배우는 팀이 되는 조건입니다.

에드먼드슨이 말한 학습 행동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을 묻고, 실수를 보고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아직 설익은 생각을 꺼내는 일상적인 행위들입니다. 이 행위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대인 관계상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가 이 연구를 시작한 계기도 여기 있습니다. 병원 의료팀을 조사하던 중, 좋은 팀일수록 투약 오류 보고 건수가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류가 더 많았던 것이 아니라 보고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측정된 것은 실수의 양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현장에서 이 차이는 회의록에 남지 않습니다. 대신 누가 언제 침묵하는지에 남습니다. 우리는 조직을 볼 때 발언의 양보다 발언이 멈추는 지점을 기록합니다. 어떤 주제에서, 누가 있을 때, 어느 직급부터 말이 끊기는지.
대개 그 지점이 문제가 오래 머무는 자리와 겹칩니다. 반복되는 문제 주변에는 거의 예외 없이 말해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다만 심리적 안전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에드먼드슨 자신이 여러 차례 강조했듯 안전과 기준은 함께 가야 합니다. 기준 없이 안전만 높은 팀은 편안하지만 배우지 않습니다.
References
- Amy C. Edmondson,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2), 350–383 (1999)
- Google re:Work, Project Aristotle (2012–2014)
- Amy C. Edmondson, 『The Fearless Organization』 (Wiley, 2018)